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가극

쇼생크를 무너뜨린 모짜르트

김용만 2014. 7. 17. 22:36

Dear all,

2014-07-13일에 쇼생크 탈출에서 나왔던 클래식 음악을 기억하고 계신가요. 이에 관련된 글을 클래식 수첩(김성연지음)’에서 발췌하여 옮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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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로의 결혼 중 편지이중창

그 목소리는 이 회색 공간의 누구도 감히 꿈꾸지 못했던 하늘위로 높이 솟아올랐다.”

철조망과 벽으로 둘러싸인 교도소에 모차르트의 선율이 조용히 흐르기 시작합니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가운데 (편지의 이중창)입니다.

교도관들은 당장 음악을 끄라고 외치지만,수감자인 앤디 듀프레인(팀 로빈스)은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오히려 소리의 크리를 높입니다.

이 노래를 듣던 동료 레딩(모건 프리먼)은 마치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우리가 갇힌 세상에 날아들어와 그 벽을 무너뜨린 것 같았다. 아주 짧은 한순간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고 회상합니다. (쇼생크 탈출)에서도 가장 서정적인 순간입니다. 하지만 이 노래에는 복선이 한가지 더 숨어 있습니다.

오페라에서 이중창을 부르는 여성은 백작 부인과 하녀 수잔나입니다.알마비바 백작이 귀족이 먼저 첫날밤을 치를 수 있는 초야권(初夜權) 을 내세우며 피가로와 결혼을 앞둔 수잔나를 연방 괴롭히자. 두 여성이 백작을 골탕 먹일 궁리를 하면서 거짓 편지를 쓰는 3막 장면입니다. 요즘으로 따변, 직장 상사(알마비바 백작)의 잦은 성희롱에 여직원(수잔나)과 부인(백작부인)이 함께 골려 주려는 것과 비슷합니다. 편지의 선율은 지극히 서정적이지만, 그 밑에는 통쾌한 복수의 심리가 깔려있는 것이지요.

실제 오페라(피가로의결혼)이 초연된 것은 프랑스 대혁명이 발발하기 불과 3년 전인 1786년입니다. 귀족 대() 하인 이나 남성 대 여성 이라는 도식에서 언제나 약자일 수밖에 없었던 하인과 여성이 서로 연대(連帶)해서 남성 귀족을 누른다는 극 내용은, 코미디라는 외투에도 불구하고 급진적이고 과격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민들이 깔깔거리고 웃는 동안, 정작 조롱의 대상이 된 귀족들은 내심 불편한 표정을 지은 것이지요. 영화(쇼생크 탈출)에서 약자인 수감자가 강자인 교도관의 비리를 폭로하고 언젠가 멋지게 탈출하리라는 점을 이 노래 하나로 충분히 암시한 셈입니다.

모짜르트의 원작이 가지고 있던 급진성을 정확히 표출해 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전도 담습해야 하는 것보다 지금의 눈높이로 되집어야 하는 숙제가 우리 앞에 놓여집니다.

감사합니다.

김 용 만.